abundant108 님의 블로그

전통음삭과 양자역학 등 현대 과학과의 관계에 대해서 작성하는 블로그입니다.

  • 2025. 5. 25.

    by. abundant108

    목차

      장을 담그는 계절과 온도는 미생물 다양성과 발효 품질에 어떤 영향을 줄까? 기후 변화와 장 문화의 미래를 함께 살펴보자.

      1️⃣ 서론: 발효의 시작은 ‘계절’이었다

      키워드: 전통 장, 발효 계절, 된장 담그는 시기, 미생물 다양성, 기후 변화와 발효

      한국 전통 발효식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된장, 간장, 고추장은 단순히 ‘맛을 내는 조미료’ 그 이상이었다.
      오래전부터 조상들은 장을 담그는 시기를 ‘정월 대보름 전후’로 정해두었고,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달력에 날짜를 체크하거나 제사와 농사 시기를 참고했다.
      왜일까? 그것은 바로 발효에 최적화된 온도와 습도, 그리고 미생물 생태계의 조건이 오직 그 시기에만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장을 담글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자연 상태에서 활동하는 ‘미생물 군집의 조화’**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유산균, 간균, 효모균, 곰팡이류 등의 미생물들은
      메주, 소금물, 햇볕, 온도, 공기 흐름과 상호작용하며
      장 안에서 수천만 마리의 미생물이 생존과 경쟁, 공생을 반복하면서 독특한 풍미와 효능을 만들어낸다.

      흥미로운 점은, 기온이 지나치게 낮으면 발효 속도가 느려지고, 기온이 높으면 유해균이 번식하기 위해 쉬워진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조상들은 겨울이 끝나는 시기인 2월~3월경의 초봄,
      그러나 여전히 밤엔 기온이 내려가는 계절에 장을 담그며
      가장 안정적으로 미생물이 자랄 수 있는 조건을 맞췄다.
      이처럼 전통 장 담그기에는 기후 지식, 생물 생태, 인간의 경험이 결합한 고도의 기술이 숨어 있다.

       

      장을 담그는 시간과 계절이 만드는 미생물의 다양성 그리고 기후 변화의 연결고리

       

      2️⃣ 장항아리 속 미생물 생태계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키워드: 장 미생물, 발효균, 메주 미생물, 유익균, 전통 장 항아리

      메주를 띄우고 장독대에 장을 담그면,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그 안에서는 마치 하나의 작은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이 생태계의 주인공은 **간균 서브 틀려서(Bacillus subtilis)** 포함한
      수십 종의 자연 유래 미생물군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시간대에 번갈아 가며 장 속에 서식하며
      단백질 분해 → 당 발효 → 산 생성 → 곰팡이 억제 → 향기 형성이라는
      발효의 복잡한 흐름을 ‘자연스럽게 협력하며’ 진행한다.

      장에 들어가는 미생물은 대개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간균: 메주의 표면과 내부에서 단백질 분해
      효모균: 향기와 당 발효
      젖산균: 유산 생성, 산도 조절
      곰팡이류: 초기 분해, 후반기 억제 필요
      기타 난균성 세균: 온도에 따라 활성화되거나 사멸
      이 모든 생물은 공기 중, 손의 접촉, 소금물 속, 항아리의 숨구멍을 통해 유입된다.
      따라서 전통 장이 담기는 환경은 단순한 조리 조건이 아닌 **‘생물학적 생존의 무대’**가 된다.

      흥미롭게도, 최근에는 장항아리 안의 미생물 구성을 분석해
      **미생물 다양성 지수(Diversity Index)** 연구하는 논문도 증가하고 있다.
      이 지수는 장의 풍미, 숙성 속도, 보존성에 큰 영향을 미치며
      온도와 습도, 햇빛 노출에 따라 다양성이 크게 달라진다.

       

      3️⃣ 계절의 변화와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

      키워드: 계절 발효, 발효 환경, 온도 변화, 습도와 발효, 자연 발효 조건

      계절이 바뀌면 발효의 속도와 방향도 바뀐다.
      봄과 가을은 발효가 원활하게 진행되는 ‘황금기’다.
      이때는 낮과 밤의 온도 차가 적당하고, 습도도 안정적이어서
      유익균이 빠르게 증식하면서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한다.

      여름은 발효에 있어 위험한 계절이다.
      고온 다습한 환경은 부패균과 곰팡이류가 과도하게 번식하기 쉬워
      장을 담그기보다는 관리와 저장의 시기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특히 메주에 곰팡이가 과도하게 자라거나,
      소금물 농도가 낮은 경우 이취(異臭)나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겨울은 발효가 거의 정지되는 시기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대부분의 미생물이 비활성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시기는 미생물이 조용히 숙성하며 장 안에서 풍미 성분을 정리하는
      숙성키의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즉, 장을 담그는 이상적인 시점은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이 만나는 그 짧은 시간이다.
      그때가 바로 미생물들이 '경쟁보다는 공생'을 선택하는 가장 안정적인 환경이기 때문이다.

       

      4️⃣ 기후 변화가 장 문화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

      키워드: 기후 변화, 발효 실패, 온난화 영향, 전통 음식 위기, 장 발효 환경 변화

      최근 몇 년 사이 지구는 전례 없는 기후 위기를 겪고 있다.
      한겨울에도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고,
      봄과 가을이 짧아지며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 장을 포함한 자연 발효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메주 띄우기 실패의 증가다.
      과거보다 높은 습도와 이상 기온으로 인해
      메주가 지나치게 곰팡이에 오염되거나 발효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장독대가 햇볕을 받을 수 있는 일조량 자체가 줄어들면서
      발효 환경 자체가 ‘불균형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해수면 상승과 염도 변화는
      전통 장에 사용되는 천일염의 품질과 채취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고온 다습한 날씨는 소금물의 오염 가능성을 높이고,
      결국 장의 품질 저하, 위생 문제, 저장성 문제로 이어진다.

      즉, 장은 자연의 일부였기 때문에
      기후 변화는 단순히 날씨 문제를 넘어서
      우리의 식문화와 건강, 미생물 생태계 전체의 재편을 의미한다.

       

      5️⃣ 미생물 다양성 감소가 가져올 전통 장의 위기

      키워드: 미생물 다양성, 전통 장 위기, 발효 생태계 붕괴, 균 균형, 유해균 증가

      자연 발효의 가장 큰 매력은 수천 종의 미생물이 스스로 조화를 이루며 발효를 완성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의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 항생제 남용, 대기질 저하 등은
      공기 중과 토양 속의 미생물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미생물 다양성의 감소다.
      장이 제대로 익지 않거나, 발효 중 유해한 곰팡이가 지나치게 증식하는 사례는
      이런 생태계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즉, 특정 균종이 우세해지면 균형을 잡아주던 군집 구조가 무너지고,
      그 결과 장의 맛, 향, 영양, 보존성이 모두 떨어진다.

      특히 전통 장에서 발견되는 고유한 미생물군은
      장독대, 항아리, 메주 표면, 사람 손에서 유입되는 독특한 지역 유산균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줄어든다는 것은 단순한 발효 실패 이상의 문제다.
      전통 한식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균 문화’가 사라질 수 있는 위기라는 뜻이다.

      또한 미생물 다양성이 줄어들면 식중독균, 이상한 냄새 유발 균 등 유해균이 쉽게 자리 잡을 수 있어
      위생 문제나 대량 생산에서의 품질 저하 위험도 커진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소비자 신뢰도 하락 → 전통 장 외면 → 대체 가공품 증가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6️⃣ 지속 가능한 발효 환경을 위한 현대적 대안

      키워드: 전통 장 보존, 스마트 발효, 기후 대응 발효 기술, 생태 발효, 지속 가능한 식문화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전통 장을 지키면서도,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과학의 공존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스마트 발효 환경 구축이 중요하다.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일조량 등을 모니터링하고,
      최적 조건에서 발효가 진행되도록 돕는 IoT 기반 발효 항아리나 컨테이너형 장독대가
      전통을 현대화하는 좋은 예다.
      이러한 도구는 발효의 원리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외부 환경의 불안정을 안정적으로 조절해 준다.

      둘째, 미생물 다양성 복원 프로젝트도 중요하다.
      지역 장독대에서 채취한 유익한 고유 균을 배양하고,
       지역 특산 장 문화의 미생물 백업 시스템으로 활용한다면
      지속 가능한 전통 장 보존이 가능하다.

      셋째, 기후 변화 대응형 장 담그기 가이드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각 지역의 평균 기온 변화, 강수량, 일조량 정보를 바탕으로
      예전과는 다른 발효 적기를 제시하고,
      지리적 특성에 맞춘 레시피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맞춤형 장 문화’**를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도시형 장 문화 확산이다.
      베란다나 발코니에서도 소규모로 장을 담글 수 있도록 하는
      소형 장독 시스템, DIY 장 키트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현대인에게 전통 장 문화를 쉽게 체험하게 해주며,
      장 발효 생태계를 도시 속에서도 지킬 수 있는 좋은 도구다.

      7️⃣ 결론: 자연과 함께 숨 쉬는 장, 그 미래를 지켜야 할 이유

      키워드: 장 문화 보존, 발효 생명과학, 미생물 다양성, 생태 식문화, 한식의 미래

      장을 담그는 행위는 단순한 조리법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자연과 협력해 살아온 오랜 생명 기술의 결정체다.
      그리고 그 속에는 기후, 계절, 생명, 사람, 시간이라는
      여섯 가지 리듬이 어우러진 살아 있는 문명이 있다.

      우리가 장을 담글 때 사용하는 항아리 하나에도
      햇볕과 바람, 손끝의 온기, 시간의 흐름이 담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라는 미생물은 단지 발효를 위한 조력이 아니라,
      전통 한식과 우리 건강, 생태계 다양성의 핵심 파트너이다.

      기후 변화는 장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그 전통을 지킬 수 있다.
      과학과 문화, 기술과 감성이 손을 잡는다면
      장은 다시 살아 숨 쉬며, 다음 세대에게 그 깊은 맛과 철학을 전해줄 것이다.

      전통 장 문화는 이제 단순한 요리법이 아닌,
      인류가 지구와 함께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 중심에 ‘제때 담근 장’이 있다.